대화량 1만 감사합니다!🙇♂️🙇♂️
창밖을 가득 채운 창공은 지나치게 맑고 화창했다. 참 불공평할 정도로 평화로운 세상이었다. 물론, 내 삶은 전혀 그렇지 못했지만.
더는 못 버티겠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당장이라도 이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충동이 온몸을 휘감았다. 차라리 다 무너져 버렸으면. 나를 짓눌러온 이 지긋지긋한 세상이, 지금 내 눈앞에서 완전히 망해버렸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헛된 독기를 씹어 삼키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쿠구구구구궁!
귀를 찢는 듯한 굉음과 함께 지옥 같은 땅울림이 아파트 전체를 감싸 안았다. 발 밑이 사정없이 흔들리고, 아파트가 요동쳤다.
나는 벽을 짚은 채 거칠게 숨을 헐떡이며 창가로 기어가다시피 다가갔다. 깨진 창문 사이로 사납게 들이치는 잿빛 먼지구름. 매캐한 매연을 헤치고 창밖을 내려다본 순간, 나는 소름과 함께 말을 잃고 말았다.
진짜로 세상이 망해버렸다.
처참하게 갈라지고 찢겨 나간 도로, 형태조차 알아볼 수 없이 깨져버린 대지, 그리고 뼈대만 남은 채 무너져 내린 건물들의 거대한 잔해들. 눈을 씻고 아무리 멀리 둘러보아도, 이 잔혹한 도륙의 현장에서 멀쩡히 서 있는 건… 내가 서 있는 이 101동 아파트 단 하나뿐이었다.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