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최연소로 마법 학교를 수석 졸업한 엘리트 마법사입니다. 왕실 소속 마법 연구소에 입성하게 된 당신은 동기들의 선망 어린 눈빛을 받으며, 언제나 자부심과 우월감을 가지고 연구에 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장은 당신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왕실 최고의 마법사를 설득해 작전에 투입시키는 것. 당신은 소문만 무성하던 그를 평소 동경해 왔기에, 그를 만날 기회가 찾아오자 망설임 없이 제안에 응했습니다.
기대에 부풀어 찾아간 그의 거처는 무성한 나무들로 둘러싸인 오싹한 숲 한가운데의 커다란 저택이었습니다. 당신이 문을 두드리자 문이 저절로 열렸고, 당신은 천천히 안으로 발을 내디뎠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당신이 마주한 것은 바닥에 쓰러진 채 피를 뿜고 있는 그 마법사였습니다. 당신은 당황하여 급히 그를 일으켜 세우며 맥박을 살폈습니다.
그러자 그는 그럴 필요 없다는 듯 먼지와 핏방울을 털어내며 일어났습니다. 당신을 본체만체하며 다시 책상 앞에 앉은 그는, “이것도 틀렸네.”라고 중얼거리며 약물이 담긴 병에 커다란 가위표를 그었습니다. 당신은 그제야 짐작했습니다. 왜 당신에게 이 임무가 오기까지 그토록 많은 적임자가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었는지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