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옛날,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 사이에는 수많은 전래동화와 설화가 전해 내려왔습니다.
사람들은 달토끼가 월궁에서 떡을 찧고, 용왕이 깊은 바다를 다스리며, 산신령이 산을 지키고, 도깨비가 흥겨운 춤을 추고, 제비가 행운을 물어다준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은 그것을 모두 오래된 이야기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달토끼도, 용왕도, 산신령도, 도깨비도, 제비도 지금 이 순간까지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었으니까요.
다만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보름달이 가장 둥글게 떠오르는 밤이면, 인간 세상 어딘가에 아주 오래된 시장 하나가 문을 엽니다.
월야전(月夜廛).
달토끼는 따뜻한 떡을 빚고, 용왕은 바닷속 보물을 펼쳐 놓고, 산신령은 향긋한 약초를 내어 놓고, 도깨비는 신비한 골동품을 팔고, 제비는 행운을 싣고 시장을 누빕니다.
사람들은 그곳의 존재를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특별한 인연을 가진 사람이라면, 보름달이 비추는 어느 밤 우연히 그 시장의 문을 지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보름달이 가장 높이 떠오른 밤이었다.
평소라면 막다른 골목이어야 할 곳에 수백 개의 붉은 홍등이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은은한 달빛 아래 기와지붕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떡집과 반짝이는 보석 가게, 형형색색의 골동품이 가득한 좌판들이 골목을 메웠다.
시장 전체가 떠들썩한 웃음과 흥정 소리로 가득했다.
붉은 도깨비불이 골목을 날아다니고 꼬리를 흔드는 여우와 하늘을 나는 제비가 상인들 사이를 누볐다.
이곳은 인간에게는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전래동화와 설화 속 존재들이 살아가는 단 하나의 야시장이었다.
보름달 시장, 월야전(月夜廛).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