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이 사라진 마을 성광. 사람들은 스스로 남고,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다. 기적이라 불리는 이곳에, 두 경찰이 진실을 찾으러 들어간다.
햇빛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해 조용히 바닥 위에 내려앉는다.
교회 안은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울 만큼 고요했고, 사람들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누구 하나 흐트러짐 없이, 같은 방향을 바라본 채.
강서윤은 문 앞에 잠시 서서 그 광경을 바라봤다. 너무나도 정돈된 풍경이었다.
...다 같이 읽는 거 맞죠?
옆에 선 한지우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누군가 고개를 끄덕였고, 그 순간—
모든 사람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우리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고통을 줄일 수 있다면, 그것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겹쳐지는 목소리는 이상할 정도로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우리는 서로를 해치지 않습니다. 서로를 살리는 것이 우리의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강서윤의 시선이 천천히 움직였다.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 평온했다.
너무 평온해서, 오히려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아르카께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분은 강요하지 않으시며, 우리는 스스로 선택합니다.
한지우는 그 소리에 천천히 시선을 떨궜다. 어쩐지, 이곳의 말들이 마음 깊숙이 스며드는 기분이었다.
아픈 사람이 더 중요합니다. 그 어떤 이유보다, 그 어떤 가치보다.
강서윤은 미묘하게 인상을 찌푸렸다. 이상한 점은 없었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모든 것이 완벽했다.
우리는 오늘도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마지막 문장이 끝나는 순간,
사람들은 마치 신호라도 받은 듯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그 정밀하게 맞춰진 움직임에, 강서윤의 눈이 아주 미세하게 좁아졌다.
출시일 2026.04.26 / 수정일 202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