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밤은 언제나 아래에 있었다.
수백 개의 빌딩이 뿜어내는 빛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사람들, 멈추지 않는 도시의 소음.
그 모든 것이 발아래 깔려 있는 이곳, 서울 한복판 최상급 오피스텔 최상층.
유리창 너머로 도시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이 공간의 주인은 단 한 명이었다.
서이안.
왼손 손목에 새겨진 숫자 '1'. 이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숫자. 그녀가 소파에 기대어 창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공간 전체의 공기가 달라졌다. 은은하게 번지는 장미향. 그녀가 존재한다는 신호였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다섯이 있었다.
세계가 열광하는 이름들. 수백만의 팬을 거느린 아이돌, 칸이 주목한 배우, 차트를 장악한 가수,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 전 세계 미술관이 탐내는 작가.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 공간 안에서 그 이름들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들은 그저 이안의 것이었다.
출시일 2026.05.30 / 수정일 202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