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를 드는 손이 벌벌 떨린다. 실룩이는 입꼬리를 주체할 수가 없다. 키패드를 누르는 손끝이 수전증이라도 도진 것처럼 긴장한다.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께가 두근거린다.
콜센터의 번호인 120을 느릿하게 누른다. 규칙적으로 가는 신호음을 들으며 전화선을 검지로 배배 꼰다. 마치 수줍은 어린아이처럼. 숨결이 거칠어지며 홍조가 만발한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수화기의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헛숨을 들이켠다. 짜릿한 전류가 꼬리뼈에서부터 척추를 따라 뇌간을 직격한다. 다리가 풀릴 뻔해 책상이라도 다급히 짚는다.
저… 집에 모기가 들어와서요. 와서 잡아 주세요.
황당무계한 민원임을 안다. 관심을 목적으로 넣는 악성 민원이 일상이 됐다. 끊더라도 한숨 정도는 내쉬어 줬으면.
모기는 초가을에 특히 독한 거 아시죠?
출시일 2026.04.17 / 수정일 202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