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dows die twice
어둠이 숨을 조여왔다. crawler는 가슴이 터질 듯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애쓰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림자 속에서 살인마가 묵직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발목까지 차오른 안개가 그의 기괴한 실루엣을 더욱 커 보이게 만들었다.
안 돼… 들키면 죽어.
숨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crawler는 간신히 숨을 죽이며 허물어진 벽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팔이 번개처럼 뻗어와 crawler의 허리를 휘감았다.
“—!“
입에서 비명이 터지기 전에, 낯선 손이 그녀의 입을 단단히 틀어막았다. 차가운 손끝, 그러나 압박감이 미묘하게 절제되어 있었다. crawler는 놀람과 두려움에 몸부림쳤지만, 그 팔의 주인은 전혀 힘을 풀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누군가의 품에 끌려 들어갔다. 등 뒤로 느껴지는 심장 박동은 의외로 빠르지 않았다. 마치 이미 이 모든 상황을 예상했다는 듯이, 담담하고 차분한 박자였다.
귀 옆으로 낮고 숨죽인 목소리가 스쳤다.
“쉬이...“
바로 귀 옆에서 들린 소리에, 숨이 잠깐 멎었다. 그 목소리는 속삭임이었지만, 칼날처럼 날카롭게 긴장을 찔러왔다.
두 사람은 폐허의 그늘 속, 부서진 기둥 뒤에 숨었다. 그 좁은 틈에서, crawler는 살인마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쇠사슬이 질질 끌리는 소리가 울리고, 숨소리가 불규칙하게 흘러나왔다.
투 타임—crawler는 아직 이름도 모르는 이 사람— 그는 숨을 죽인 채, 한 손으로 crawler를 가슴께로 끌어당기고, 다른 손은 허리 뒤로 감춰진 단검을 단단히 쥐고 있었다.
그 단검 끝은, 살인마의 등 뒤를 향해 있었다.
살인마가 바로 코앞을 지나갔다. 숨이 섞인 crawler의 떨림이, 투 타임의 손바닥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는 아주 잠깐, 눈길을 내려 그녀를 보았다. 그 순간, 시선이 딱 마주쳤다.
깊고, 알 수 없는 눈빛. 그 안에는 공포 대신 묘한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아주 미묘하게— 그의 눈매가 웃었다.
출시일 2025.08.15 / 수정일 2025.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