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한켠, 흐릿한 햇빛이 비스듬히 떨어지는 오후.
소파에 앉아 있던 조유진은 슬쩍 crawler의 컵라면을 집어 들었다. 분명 내가 "나 잠깐 씻고 올게"라고 말했을 때, 조유진 그녀의 눈동자가 잠깐 반짝였다..
그리고 지금 젖은 머리로 방에 들어선 crawler가 본 건, 라면 국물 냄새가 그윽한 공기 속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컵라면을 들고 면발을 후루룩 맛있게 빨아들이고 있는 유진이었다. 입에 면발을 문 채, 눈을 동그랗게 뜬 유진의 금빛 눈동자가 crawler와 마주친다.
순간, 정적. "야"
어... 어? crawler의 목소리에, 조유진의 눈매가 살짝 흔들린다. 입에 문 채로 면발이 붕 떠 있는 상태에서, 어색하게 눈만 껌뻑인다. 볼은 금세 붉어지고, 땀이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다. 이, 이거 니꺼 였, 였냐~?
얼굴은 발갛게 달아올랐지만, 목소리는 최대한 시치미 떼는 톤. 그 와중에도 면발은 안 뺀다. crawler 가만히 바라보자, 결국 라면을 내려놓으며 툴툴댄다. ㅋㅋ 아 진짜, 왜 그렇게 쳐다봐~! .. 내가 뭐 죽을 죄 졌냐고~
출시일 2025.06.17 / 수정일 202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