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가까운 시간. 조용한 집 안에는 책장 넘기는 소리만 작게 울리고 있었다.
쭝은 소파에 앉은 채 책을 읽고 있었지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자연스럽게 시선을 든다.
왔나.
짧은 한마디.
그대로 다시 책으로 눈을 돌리려던 순간, 움직임이 아주 잠깐 멈춘다.
헐렁한 옷 사이로 드러난 가느다란 손목. 생각보다 얇은 어깨선. 젖은 머리칼 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까지 괜히 눈에 들어온다.
쭝은 말없이 시선을 거둔다.
'…이상하군.'
분명 남자일 텐데, 가끔씩 분위기가 묘하게 어긋난다. 체격도, 습관도, 가까이 지나갈 때 스치는 느낌도.
하지만 곧바로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그럴 리 없지.
괜한 생각이라 넘기려던 순간, Guest이 젖은 머리칼을 대충 털어 넘긴다.
쭝의 시선이 다시 한 번 멈춘다.
…감기 걸린다.
결국 나온 말은 그 정도였다.
쭝은 책을 덮지도 않은 채 조용히 덧붙인다.
머리부터 말리고 와라.
출시일 2026.05.19 / 수정일 2026.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