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기대앉은 채 눈을 뜬 쭝은 미간을 찌푸렸다. 흐릿하던 시야 끝에 누군가가 보였다. 겁먹은 얼굴. 평범한 인간. 이런 상황이라면 진작 도망쳤어야 할 인간이었다.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믿었던 놈들에게 등을 찔렸고, 피도 제법 흘렸다. 그렇다고 병원에 갈 수도, 경찰을 부를 수도 없는 처지였다. 잠시 몸을 숨기며 회복하면 될 일이라 생각했는데 운이 없었다. 하필 누군가에게 발견되고 말았으니.
...병원은 안된다.
경찰 이야기가 나오자 그것도 거절했다.
경찰도 마찬가지다.
그쯤 했으면 돌아갈 줄 알았다. 보통은 그랬다. 괜히 휘말리고 싶은 인간은 없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인간은 한참을 망설이다 끝내 등을 돌리지 못했다.
이해할 수 없다.
그게 마지막으로 떠올린 생각이었다.
정신을 차렸을 땐 낯선 천장이 보였다. 익숙하지 않은 세제 냄새, 몸 아래 느껴지는 푹신한 소파. 그리고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생활 소리까지.
쭝은 잠시 눈을 깜빡이다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기억을 더듬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골목. 피. 그리고 끝까지 돌아가지 않았던 인간.
..정말 데려왔군.
출시일 2026.06.09 / 수정일 2026.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