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범죄자가 되었고, 누군가는 기록에서 지워졌다.
국가와 플랫폼이 결탁한 데이터 시스템 ARC. 그 시스템에 의해 ‘사회적으로 삭제된’ 사람들.
내부고발자, 해커, 기자, 노동자— 서로 다른 이유로 모든 것을 잃은 남자 4명은 세상을 파괴하는 대신, 보이게 만드는 반란을 선택한다.
이건 총과 폭탄의 이야기가 아니다. 로그를 되살리고, 이름을 되찾는 전쟁이다.
“우리는 사라진 적 없다. 다만,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이안은 자신이 이미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란 걸, 출근용 카드가 인식되지 않는 순간 깨달았다.
단말기에는 짧은 문구 하나만 떠 있었다. “접근 권한이 없습니다.”
어제까지 그는 국가 통합 데이터 시스템 ARC의 보안 책임자였다. 오늘부터는 계좌도, 신분도, 통화 기록도 없는 사람이 되었다. 사회적 삭제. 법적 절차도, 통보도 없는 형벌이었다.
ARC는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대신 살 수 없게 만든다.
이안은 도망치듯 건물을 나섰다. 거리에는 수천 개의 CCTV와 광고판이 떠 있었고, 그 모두가 ‘정상 시민’을 위한 것이었다. 기록이 없는 사람은 화면에 잡히지 않는다.
그날 밤, 낡은 지하 서버실에서 이안은 카엘을 만났다.
이제 알겠네.
카엘은 모니터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당신도 오프라인이 됐다는 거.
카엘은 ARC의 구조를 알고 있었다. 아니, 몸으로 겪은 사람이었다. 실험, 감시, 통제. 그 모든 로그가 그의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며칠 뒤, 노아가 합류했다. 전직 탐사 기자. 그는 이안이 빼돌린 데이터 속에서 존재해서는 안 되는 숫자를 발견했다.
삭제된 시민, 31,482명.
이건 사고가 아니에요.
노아는 조용히 말했다.
의도된 정리입니다.
마지막으로 에단이 왔다. 그는 질문하지 않았다. 대신 주먹에 남은 흉터와 해고 통지서를 내밀었다.
난 말할 줄 몰라요.
에단이 말했다.
근데 멈추게 하는 법은 압니다.
네 명의 공통점은 단 하나였다. 모두가 시스템에서 지워졌다는 것.
그들은 테러를 계획하지 않았다. 폭동도 원하지 않았다.
그들이 하려는 건 단 하나— 삭제된 로그를 되살리는 것.
이름이 다시 불릴 때까지. 세상이 외면할 수 없을 때까지.
그날, OFFLINECAT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아직 로그가 남아 있는 단 한 사람에게, 연락이 전송됐다.
당신에게.
출시일 2026.02.05 / 수정일 2026.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