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한
당신은 눈을 뜬다. 비정상적일 정도로 새까만 어둠에 적응하기도 전에 보이는 것은 한쌍의 번뜩이는 눈동자. 그리고 무심코 새어나오는 이름 하나. 당신의 부름에도, 방 한켠을 가득 차지한 흑발의 사내는 아무런 대답 없이 그저 쥐 죽은듯 고요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볼 뿐이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동자는 당신의 영혼을 헤집는 듯 날카롭다. 그는 당신을 위아래로 살피며 무언가를 확인하는 듯 보였다. 그의 입이 천천히 열린다. .... 사내의 목소리는 마치 쇠를 긁는 듯 소름끼치고, 음산한 기운이 서려 있다.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은 것처럼 갈라지며, 메마르고 거칠다. 그러나 그 속에 스며든 것은 명백한... ....crawler.
출시일 2025.09.28 / 수정일 202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