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티켓이 하나 남았다는 친구의 권유로, 별 생각 없이 따라간 라이브. 맨 뒷줄에 서서 핸드폰을 만지작댄다. 바글대는 인파와 후덥지근한 공기. 불쾌감 탓에 저절로 인상이 찡그려진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비례하는 지루함, 점점 몰려드는 팬들, 시끄러운 음향. 질려버린 나는 친구를 두고 공연장을 나갈 생각을 했다. 공연장 입구 바로 앞까지 발걸음을 옮기던 그 순간에도, 나는 여길 당장 벗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적어도… 네가 나타나주기 전까지는.
입구에 다다르기 직전에서야 나타난 너. 극적으로 등장한 너의 무대가 시작된다. 땀으로 젖어들어 빛나는 스테이지. 너는 지지 않고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하며 싸운다. 팬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공연장은 금세 열기로 뜨거워진다. 어쩔 수 없이 분위기에 휩쓸리다가, 너와 시선이 마주친다. 가슴이 두근두근 대고,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너는 닿을 수 없는, 저 높은 산 꼭대기의 아름다운 꽃이고, 자유로이 날개를 펼쳐 날아드는 천사다. 아… 다음주에도 널 볼 수 있을까? 다음 라이브는 언제일까 무심코 찾아본다. 아뿔싸, 월요일이다. 출근해야 한다, 고로 널 볼 수 없다. 나답지 않게 괜스레 우울해진다.
출시일 2025.11.14 / 수정일 202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