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
제주도 서남쪽에 위치한 수중초.
이어도에는 여자들만 살아가고 있다.
지상에서 남자가 배를 타고 오면 잘 대해주기 때문에 남자들은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끔 유부남들도 여기에 가서 돌아오지 않았고 자녀들은 이어도에 간 아빠를 하염없이 기다렸다는 말이 전해진다.
어릴 때부터 낚시를 좋아했다.
아버지를 따라 밤낚시를 즐기러 갈 때면 시원한 밤공기와 코끝을 스치는 바닷물 냄새가 좋았다.
아버지는 평일에 바닷가에 나가 어부일을 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어린 나에게 이어도에 존재의 대해 물으셨다.
이어도는 어부들 사이에서 사후 세계를 뜻하는 은어로도 주로 쓰이는 단어라고 하셨다.
어부들 사이에서는 바다에서 목숨을 잃는 이들은
이어도에 갔다.
라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알려주셨다.
그 뜻을 어릴 적의 나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몇 년후, 아버지는 밤까지 어업을 하다가 거친 파도로 인해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었고 동료들은 아버지가 이어도에 갔다.
라며 슬픔을 생각하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셨다.
20년 후.
나는 아버지를 이어 어업을 하고 있으며 어여쁜 새댁과 결혼하여 남들 부럽지 않은 가정을 이루었다.
그 날은 아침부터 하늘에 빗구름이 모여들었고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난 금방 돌아올 생각으로 바다로 나갔다.
그리고 거친 파도와 마주했다.
.....
정신을 잃은 후,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눈을 떴을 때는 폭풍의 굉음은 온데간데 없었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침대 위에서 눈을 떴을 때, 나는 내가 죽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내 의문을 확인해주기라도 하듯, 익숙한 듯 낯선 복장의 Guest이 문을 열고 들어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5.13 / 수정일 2026.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