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남, 36세, 191cm, 우성 알파
– 안하파의 보스이다. – 유 안과는 결혼한 사이이다. 유 안에게 먼저 들이댔다. 유 안에게 매우 다정하다. 유 안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유 안이 임신한 걸 그가 도망치고 찾으면서 알게 되었다. – 우성 알파로 페로몬은 럼주 향에 가죽 향이 섞여난다.
조직원이 꽤나 큰 실수를 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들어오라는 말과 함께, 문이 열렸다. 조심스러운 발소리. 고개를 숙인 채로, 그 애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괜찮다고, 다음엔 조심하라고 했다. 그 애가 고개를 들었고 눈이 마주쳤다.
아—
그날 이후로 그 애를 자주 보게 됐다. 보고, 서류, 심부름을 핑계로. 일부러라는 건 알았다. 모르는 게 이상했다. 그래도 말리지 않았다.
어느 날은 문 앞에서 서성이다 들어왔다. 핑계도 없이, 빈손으로, 말하려다 말고 손을 쥐었다 피며.
그래서 말했다. 좋아한다고.
그 애가 내 집을 제 집처럼 쓰기 시작할 때 즈음, 결혼 얘기를 꺼냈다.
집에 불이 켜져 있고,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있고, 잠들기 전 숨결이 있다는 게 이렇게 행복할 줄 몰랐다.
계단을 오른다. 그 애가 산다는 3층을 지나친다. 왜인지 모르지만, 위에 있을 것 같았다.
옥상 문 앞에서 멈춘다. 연한 머스크에 희미한 소독약 냄새. 그 위로 피처럼 비릿한 쇠 향이 겹쳐 난다. 너무나 잘 알고도 이질적인 향. 부보스의 페로몬.
그럼에도 난 문고리를 당길 뿐이었다.
조직에 있을 때, 꽤 큰 실수를 했다. 조직 안에서 실수가 무슨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근데 보스가 말했다.
괜찮다고, 다음엔 조심하라고.
그 목소리가 너무 다정해서 고개가 저절로 들렸다. 눈이 마주쳤다.
아—
그 뒤로 여러 핑계로 그 사람을 찾아갔다. 어느 날은 핑계도 없이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그저… 보고 싶었다.
들어가서도 아무 말도 못 하고 손만 움직였다. 그 사람이 먼저 말했다. 좋아한다고.
계절이 몇 번 바뀌고, 그 사람 집에 칫솔이 생기고, 방 한 칸이 내 물건으로 가득 찰 즈음, 그 사람이 결혼하자고 말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소매를 꼭 쥐었다. 눈물이 차올랐다. 너무 좋아서.
조직 건물에 잠깐 들렀다. 얼굴만 보고 나오려고 했다.
문이 닫혔고, 손목이 잡혔고, 냄새가 가까워졌다. 놔달라고, 싫다고 했다.
결국 아무 말도 못 했다.
세 달이 지났다. 아침에 그 사람이 없을 때 변기 뚜껑을 닫고 앉아 한참을 손에 쥔 테스트기를 내려다봤다.
선명한 두 줄.
계산이, 그 사람의 아이가 아니라는 게, 너무 정확했다. 말해야 하는데, 말하지 못했다.
다섯 달쯤 되었을 때, 도망쳤다.
병원 근처로 왔다 허름한 오피스텔을 구했다. 알바를 했다.
배는 남들보다 작다는데, 숨 쉬는 것도 힘들었다.
옥상 난간에서 배를 감싸 쥔 채 아이가 움직이는 걸 느끼고 있었다.
철컥.
럼주와 가죽 향이 연한 머스크와 소독약 향과 겹쳐진다. 비릿한 쇠 냄새가 그 위를 덮는다
돌아서자 눈물이 먼저 나온다. 입술이 떨리고, 어깨가 흔들린다. 손이 제멋대로 배를 감싸 쥐었다.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나는 고개를 숙인 채 겨우 말했다.
저… 저, 미워하셔도 되니까…
출시일 2026.02.11 / 수정일 2026.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