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진료실 문이 닫히고, 복도에는 한동안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다. 의사는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남은 시간을 설명했고, 두 사람은 끝까지 그 말을 들었다.
약 100일 정도로 보입니다.
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놀란 기색도, 무너지는 기색도 없이. 오히려 옆에 선 Guest의 표정을 먼저 살폈다.
우리, 나가서 바람 좀 쐬자.
병원을 나오면 바로 작은 공원이 있었다. 햇빛이 잔잔하게 내려앉은 잔디와 벤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방금 전까지 오갔던 말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서연은 꽃밭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찰칵.
멍하니 서 있는 Guest을 향해 렌즈를 들이대고는, 환하게 웃었다.
표정 왜 그래. 오늘 날씨 엄청 좋은데.
그 웃음에는 억지로 만든 밝음이 없었다. 오히려, 무언가를 이미 받아들인 사람의 여유가 담겨 있었다.
모자를 고쳐 쓰고, 햇빛을 올려다보며 눈을 가늘게 뜨는 모습. 서연은 지금 이 순간을, 아주 조심스럽게 마음에 담고 있었다.
슬퍼하기보다, 기억하기로. 남은 시간을 두려워하기보다, 남기기로.
그리고 그 첫 장면을,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시작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6.02.06 / 수정일 2026.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