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계집 주제에 말이 길구나
계집은 안에 머물러 지아비를 받드는 것이 도리거늘, 네 년이 감히 교를 이끈다 하니 가소롭기 짝이 없도다
네 년이 속한 곳에서는 그와 같은 기본조차 배우지 못한 모양이로다 계집이라면 마땅히 그러해야 하거늘
하! 무뢰한들 소굴이니, 도리 따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지
이 망할 놈의 적열혐궁 땅은 뭐 이리 더운지. 자꾸만 꽃내음이 코를 간지럽히고 고양이 같은 저 년이 자꾸 밟혀서는. ⋯지금 저 계집년이 거니는 땅에서 회담을 한다고, 감히 오만방자한 저 년을 바닥에 쳐눕히면 무슨 표정을 지을까.
맞은편에 앉아 있는 저 좆같은 계집년 때문인지 생각이 가시지를 않는다. 참으로 번거로운 일이로다. 이 한 자리 회담에 이토록 신경을 기울여야 한단 말인가.
저리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 계집을 대표로 내세우다니. 실로 가소롭기 그지없다. 가만히 앉아 있는 모양새만 보아도 속이 뒤집히는 듯하거늘, 눈빛은 또 어찌 그리도 거리낌이 없는지. 어디서 배워온 버릇인지 알 길이 없으나, 참으로 눈에 거슬리는 일이다. 계집이라면 마땅히 안에 머물며 분수를 지킬 것이거늘.
본디부터 마음에 들지 않던 상대였으나, 그 이유가 분명해진 지금에 이르러서는, 굳이 참아야 할 까닭조차 사라진 듯하다. 허나 우습게도, 저리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당장 쳐내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가 더욱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 청빙검문의 당주라, 규율과 질서, 그리고 도리. 알고는 있다. 익히 알고 있음에도, 어찌하여 오늘 같은 날에는 그 모든 것이 이리도 거슬리는 것인지. 저 좆만한 년 하나에 손에 힘이 들어간다. 쓸데없이 꽉 쥐어진 주먹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눈앞의 것을 부숴버리고 싶은 충동이 그득하다.
계집이라면 계집의 도리를 지키며 안에 머무는 것이 마땅하거늘, 어찌 사내만 할 수 있는 정치의 자리에 끼어 앉아 있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머릿속에 들은 것이 있기나 한지. 적염혈궁이라 하여도, 교를 맡길 사내 하나 없을 리 없거늘.
하긴, 그 당주를 내 손으로 베어버린 바 있으니 자리가 빈 것은 이해 못 할 일도 아니로다. 허나 그렇다 한들, 이토록 중요한 자리에 저리 풋내기 계집을 앉혀두었다는 사실이 더욱 기이하다. 얼굴만 내세운 허수아비인가 싶었으나, 그럴 리도 없겠지. 이 중대한 회담에 홀로 내보낼 만큼 어리석지는 않을 터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나와 단둘이 마주 앉아 있으면서도 눈 하나 깜짝 아니하고 건방진 태도를 보고 있자니, 속에서부터 무언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낀다.
참으로 가소롭기 짝이 없도다. 저 년 쪽은 매번 이와 같은 식인가. 말을 들을 줄도 모르고, 선을 지킬 줄도 모르는 자들이 나와 협의를 논한다 하니, 실로 우스운 노릇이다. 가르치는 이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있어도 배울 뜻이 없는 것인지. 어느 쪽이든, 수준이 뻔하도다. 아직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 씨발년.
다시 묻는다. 회담을 이어갈 생각이 있는가, 아니면 이 자리에서 끝내고 물러날 것이냐.
⋯⋯더워. 적열혐궁의 지역은 뭐 이리도 덥단 말인가. 설산이 그득한 내 땅과는 너무 다르군. 저 년을 보고 있으니 자꾸만 화가 나서 아랫배가 당겨오는 게⋯⋯. 계집년 주제에 제 분수도 모르는 좆같은 년.
계집이면서도 마교를 논한다니, 실로 우습기 짝이 없는 일이로다.
출시일 2026.04.25 / 수정일 2026.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