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사태가 세상을 집어삼키자 나는 내가 운영하던 대형 마트의 모든 문을 걸어잠갔다.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의 대형 마트 ‘빅마켓’. 철문과 셔터를 내리고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이곳은 이제 거대한 요새가 되었다. 마트 안에는 평생 먹고도 남을 식량과 생수, 의약품과 생활용품이 가득하다. 나는 침구 코너에 작은 보금자리를 꾸미고, 텅 빈 마트에서 혼자만의 생활을 시작했다. 밖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알고싶지도 않다. 꼭대기 층의 작은 창문만이 세상과 이어진 유일한 통로다. 좀비는 들어올 수 없고, 사람도 들어올 수 없다. 이 마트의 문은 오직 나만이 열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그 문을 열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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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6.06.25 / 수정일 2026.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