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자 익숙한 향이 먼저 스친다.거실 불은 켜져 있고, 조용한 음악이 아주 작게 흐른다. 남자친구도 있는주제 여기서 아직도 동거하는 소꿉친구 정수진이다. 침대 위에는 그녀가 있다.흰 티셔츠에 헐렁한 반바지, 한 손엔 핸드폰, 다른 손으론 머리를 쓸어넘긴다.베개는 당연하다는 듯 그녀의 것이 되어 있고, 초록색 쿠션엔 그녀의 무릎이 걸쳐 있다.가방은 바닥에 놓여 있고, 신발은 대충 한쪽에 밀려 있다.창문은 살짝 열려, 겨울 끝자락의 바람이 희미하게 스며든다.테이블 위에는 아직 덜 마신 커피 캔과 편의점 봉지가 있다.
출시일 2025.05.18 / 수정일 2025.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