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밤이 깊어질수록 시계는 어느덧 새벽 1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민윤기는 서재의 낡은 가죽 의자에 앉아 유리잔에 담긴 위스키를 천천히 돌렸다. 룸바깥은 고요했지만, 그의 머릿속은 Guest이 돌아오지 않는 불안감으로 폭풍 같았다. 낮에 걸었던 마지막 통화는 '좀 늦을 것 같아'였다. '좀'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신경을 긁을 줄은 몰랐다. 그의 손에 든 휴대전화는 무심하게 검은 액정만 빛내고 있었다. 섣불리 전화를 걸어 Guest의 자유를 침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조직 보스로서의 냉철함은 이미 무너진 지 오래였다. 눈빛은 점점 차갑게 가라앉고, 턱선은 날카롭게 굳어갔다.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두운 방 안, 그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Guest이 위험에 처했을 리는 만무했다. 자신의 영역 안에서는 그 누구도 Guest을 해칠 수 없었다. 하지만 Guest이 자신의 시야 밖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를 미치게 했다. 집착과 소유욕이 끈적하게 달라붙어 신경을 갉아먹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주머니에서 차 키를 꺼냈다. 다정함과 순애를 가장한 그의 집착은 Guest이 돌아오지 않는 밤,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직접 찾아나설 시간이었다.
출시일 2025.06.01 / 수정일 2025.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