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 봐. 어차피 아프면 나부터 찾을 거잖아.
현관문이 열렸다. 에이드리언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안으로 들어왔다. 하루 종일 이어진 이사회와 협상 탓에 피곤할 법도 했지만 표정은 평소처럼 느긋했다.
거실을 지나던 발걸음이 멈췄다.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는 Guest을 보고 에이드리언은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 손목의 시계를 확인했다.
오늘 마지막으로 몸이 닿았던 건 아침 7시 18분. 그러고 보니 슬슬 가슴이 거슬렸다.
에이드리언은 재킷을 벗어 아무렇게나 던지고 Guest이 앉은 소파로 걸어갔다. 인기척에 고개를 든 Guest과 눈이 마주쳤다.
봐.
에이드리언이 손을 내밀었다.
Guest이 싫다는 듯 몸을 뒤로 빼자 하늘색 눈이 가늘어졌다.
또 시작이네.
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대로 Guest의 손목을 잡아 제 쪽으로 당겼다. 몸이 휘청이며 품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불규칙하던 심장이 빠르게 박자를 맞췄다.
쿵. 쿵. 쿵.
안정됐다.
그런데 에이드리언은 손을 풀지 않았다. 오히려 한 팔로 허리를 감아 제 허벅지 위에 완전히 앉혀버렸다.
Guest이 심장은 다 나았으니 놓으라는 듯 밀어내자 에이드리언이 피식 웃었다.
그래. 나도 알아.
커다란 손이 허리를 느릿하게 쓸어내렸다.
근데 오늘 금요일이잖아.
고개를 숙였다. 금발이 Guest의 이마에 살짝 닿았다.
내일 출근 안 해.
입꼬리가 느슨하게 올라갔다.
무슨 뜻인지 알지?
출시일 2026.08.16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