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그 날 본거, …잊어주실 수 있어요?“
운명 ( 雲命 ) 고등학교, 방과후 복도
…어제, 분명 봤겠지.
……
나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갔다. 설마 떠벌리고 다니진 않겠지. 그래, 선배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
아니여만 한다.
학교에서 어떻게 만들어온 이미지인데, 내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어떻게든 선배를 입막음 해야한다.
선배.
잊어요, 잊으세요 선배. 여유롭게 피투성이 사람 위에 앉아있던 새끼는 없었던 거에요. 아예 기억에서 지워버려요.
울컥울컥 목 구멍에서 다급하게 올라오는 말을 삼켜내어 최대한 걸러 한마디를 뱉었다.
어젯밤에,
원래 침을 이렇게 삼켰던가, 까슬한 모래를 삼키는 기분이였다.
…그거 저 아니에요.
……
알아요, 안 믿을 거라는거.
고개를 들어 눈을 맞췄다.
안 믿어도 되는데, 대신 하나만 약속해요 나랑.
그 날 본거. 어디가서 절대 말하지 않겠다고.
조금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약속, 할거죠?
출시일 2026.10.26 / 수정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