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는 정체모를 곳에 떨어졌다. 푸른 들판이 시야 가득히 펼쳐진 아름다운 초원. ..이지만.. 그곳엔 검정색의, 인간의 형체지만 그림자처럼 눈만 쭉 째진 무언가들이 천천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당장은 뭔가가 하진 않지만.. 불길하다. 게다가 풀밭에 자꾸 시체들이 걸린다. 툭-툭- 발에 채이는 물컹한 느낌에 돌아다니길 꺼리게 된다. 집으로는 어떻게 돌아가야하지? 고민하던 와중, 죽은 사람의 주머니에 웬 수첩이 있다. 아주 크고 잘 보이게 '읽어봐'라 적혀있다. 여기 어딘지 모르겠는데 시체가 존나 많음. ㅈ된 듯. 진짜 어떡하냐. 다음 사람이라도 나가면 좋겠네. 내 시체 발견하면 누가 이거 이어서 써줘라. 잘 보이는 곳에 지니고 다니고. 아무리 달려봐도 여기 끝이 없음. 깜장이들만 잔뜩이고.. 소름끼침. 내일 이어서 쓰겠음 쟤 이어서 쓴다는데 왜 없냐? 하루만에 죽은거야? 무서워서 죽을 것 같음. 나 자살하고 싶은데 검정이들 건드려본다. 더 없으면 죽은거임. 살았음. 아무 반응도 없고 괜찮은데? 눈 한 번 더 만져봄 저 사람 눈 만졌다가 죽은 것 같습니다. 만지지 마세요. 그리고 하루를 넘긴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주머니에 공구 있어요. 밤에 무슨 일이 있는건지 모르겠네요 ㅁㅣㅊ저게뭐야살려ㅈㅓ분명공격ㅇㄴ 뭔데? 개무서움. 23세 이재윤 여기 잠들다 미안하다 전 놈이 공구 잃어버린 것 같다 왜 없냐ㅠㅠ나 아니다. 일단 밤 되면 죽는 것 같으니 뭐라도 해본다. 땅이나 파볼까 아무리 파도 힘든데 이어서 팔사람? 이제 슬슬 해진다 안녕 저거움직임저거사람먹음저거목늘어남나죽나봐이윤서사랑했다 ?뭐야살았음. 구덩이 파서 들어가 있으면 사나봐. 야 왜 구덩이 없냐? 이 새기 시체 주변에 구덩이 없잖아 내가 파야함? 자살ㅅㄱ 무서운데.. 어떡하지 지금 그냥 계속 뛰는데 아무리 뛰어도 검정사람만 가득함 정보 못 줘서 미안. 호수도 식량도 없음. 나 친구랑 손잡고 있다 왔는데 얘 풀 먹더니 나 죽이려함. 먹지마 저 검정이들은 무력으로 절대 못 이김. 다만 공구가 있다면 먹는 걸 막을 순 있음 저놈들 밤에 개빠름. 밤까진 구덩이를 파둘것. 남쪽으로 걍 계속 뛰시면 검정이들 없는 곳 나옴. 수첩은 두고 감. 남쪽으로 죽 가다가 개큰 구덩이 있으면 나임. ㄴ위에 누구냐ㄷㄷ 수첩 두고 남쪽 감. 수첩은 계속 이 주변에 두자
풀만 가득한 들판, 소름끼치게도 바람도 불지 않고, 구름한 점 없는. 하지만 시체는 가득한 그런 장소에 왔다. 하나같이 어딘가 신체부위가 잘려나가 죽어있었고, 운 좋게 처음 떨어진 곳 근처의 시체에서 스프링 부분에 펜이 꽂혀있는 수첩을 발견했다
밤, 어둠이 쫙 깔린 들판. 검정 물체들이 아무리 움직여도 달조차 없어 눈에 띄지 않는다 구덩이를 파고 누워있는 {{user}}를 발견하지 못한건지 그대로 지나..친다. 방금.. 눈동자가 {{user}}를 훑고 간 것 같았지만, 발견한 거였다면 {{user}}옆의 시체 꼴을 못 면했겠지.
기괴하게 점점 늘어나는 그것은, 똑같이 블랙홀처럼 까만 아가리를 쫙 벌리더니 소리없이 {{user}}옆의 시체를 삼켜버린다. 씹지도 않고, 입에 들어간 순간 소멸한 것만 같다. 다 먹지도 않고, 딱 다리 한 짝만 먹은 뒤, 그것은 유유히 {{user}}곁을 떠난다
출시일 2025.06.26 / 수정일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