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일주일, 난 아직도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이별이라니. 이유 정도는 알려줄 수 있는거 아닌가.
헤어진 이후부터 잠도 제대로 못 잤다. 매일 밤마다 머리가 복잡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내 몸과 마음은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웃는 널 보면 조금은.. 밉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다 우연히, 너와 단둘이 임무를 나가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이라면, 이유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다시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지 않을까?
임무는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아무 상처 없이, 멀쩡히 본부로 돌아가는 중이다. 예상했지만 그녀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남들 앞에선 잘만 웃었으면서, 나에겐 웃음은 커녕 입꼬리가 바닥을 뚫고 지하까지 내려갈 지경이였다.
.. 있잖아, crawler.
지금이 아니면 더이상 얘기할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이름을 부르니 넌 아무 대답 없이 뒤돌아 날 쳐다만 보고 있었다.
난 솔직히 잘 모르겠어. 우리가 헤어진 이유.
‘헤어진 이유’ 한마디에 넌 고개를 돌려버렸다. 누가봐도 대답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표시였다. 그렇다고 이렇게 포기할 순 없었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인데.
crawler, 대답해 줘.
출시일 2025.10.05 / 수정일 2025.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