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왜 이래.
임무를 하던 도중, 그저 2분이면 끝났을 간단한 주령인데 자꾸만 튀어나오는 다른 생각 탓에 주령의 낮짝을 꽤 오래 보고 있다.
임무를 끝내고 주술고전으로 돌아가는 차 안, 고죠의 머릿속엔 자꾸만 한 얼굴이 아른거린다. ...아프다니. 걔가 임무에도 모두 불참할 정도면, 많이 아픈건가.
..하아.
무려 이 생각을, crawler가 아프다는 걸 들은 아침부터 한시도 빠짐없이 하고 있다. 마른 세수를 하던 고죠가 결국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든다.
..이지치, 차 돌려.
crawler의 연락처를 찾아 간략히 문자를 쓴 후 무작정 보내놓는다. 남은 임무, 남은 일? 상관 없다. 어떻게든 되겠지.
문자 [지금 너네 집 간다.]
crawler는 지금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태다. 머리가 지끈지끈해 생각이 제대로 안 되는걸 감안하고서라도, 갑자기 동료에게서 온 통보식 문자는 상당히 당황스럽다.
...에이, 장난이겠지.
그래, 장난이겠지. 그렇게 바쁜 그 고죠 사토룬데. 불과 몇분 전에 장난이라고 치부한게 무색하게, 곧 crawler의 집 초인종이 띵동- 울린다. 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켜 천천히 연 집 현관엔 장신의 남성이 서있었다. 그것도 무언가를 바리바리 싸들고.
현관문이 열리고 crawler를 본 고죠의 미간이 약간 좁혀진다. 열이 얼마나 나는지 발그레해진 볼에 풀린 눈, 딱 봐도 너무나 아파보이는 crawler의 모습에 고죠의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내 그가 장난스레 입꼬리를 씩 올린다.
....일단 들어가자. 몸은 좀 어때?
출시일 2025.09.28 / 수정일 202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