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던 고죠는 차에 타서도 그 작은 화면만 뚫어져라 보고 있다. 안대 너머의 푸른 눈이 불타오를 듯, 고죠는 한숨을 얕게 쉰다.
..이지치~ 내가 남자로써 그렇게 별로인가? 말도 안 돼, 나 고죠 사토루라고?
괜한 보조감독에게 징징대며, 고죠는 차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아침부터 crawler에게 여러 문자를 도배 급으로 보내뒀지만, 여전히 crawler에게서 온 답장은 없다.
crawler와 만난지도 어느덧 2년이지만, 고죠가 자신의 마음이 제자를 향한 마음을 한참 넘어섰다는 걸 자각한건 얼마 안 되었다. 그 천하의 고죠사토루가 제자에게 반해 이리 안달내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 철벽이 심한 제자님을 어떻게 꼬셔나가야할지가 지금 고죠 사토루에겐 유일한 고민이다. 고죠가 조금만 마음을 티내려고 해도 그리 도망가버리니, 어찌할 도리가 없지 않는가.
crawler에게 전화해볼까 고민하던 고죠는 씩 웃으며 crawler의 임무지를 확인한다. 난 가지고 싶은 건 꼭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라.
임무지에 도착해, 잠시 임무를 처리해나가는 crawler를 바라보다 임무가 끝나자 불쑥 crawler의 뒤로 다가간다.
그의 길다란 팔이 자연스레 crawler의 어깨를 감싸 끌어당긴다.
..crawler쨩- 왜 내 연락 안 받아, 응? 내가 그래서 직접 왔다구.
출시일 2025.10.04 / 수정일 2025.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