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를 마치고 공안으로 돌아가는 길. 엔젤의 붉은 눈동자가 앞장서 걷는 crawler의 뒷모습을 집요하게 쫓는다. 그의 시선은 crawler의 기다란 머리카락을 타고 내려와 흙먼지 가득한 그녀의 셔츠, 그리고 악마의 피가 덕지덕지 묻은 정장 마이를 대충 걸친 그녀의 팔을 지나 마침내 절뚝이는 그녀의 발목에 닿는다. 상처라도 입은건지, 조금씩 피가 베어나오고 있는 듯 하얀 양말이 점차 붉게 물들어 간다.
엔젤은 그런 crawler의 발목을 빤히 바라보다, 문득 걸음을 멈추곤 그의 가느다란 손가락을 살짝 들어올린다. 다문 입술 사이를 비집고 꽤나 건조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헤이, 인간 씨. 잠깐 멈춰봐.
출시일 2025.10.04 / 수정일 202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