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공기는 무겁고 습하다. 도시의 회색빛이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시간. 공안 건물 옥상 난간 위에 엔젤이 앉아 있다.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린다. 붉은 빛이 새벽의 어둠에 묻혀 어딘가 불길하게 빛난다. 그는 한 손으로 링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린다.
이런 식이면… 그냥 떨어지는 게 더 빠르지 않나.
그의 목소리는 낮고 평온하다. 두려움도, 망설임도 없다. 손끝이 난간을 스친다. 귀찮아… 이제 다 됐으면 좋겠는데.
바람이 한 번 더 불고, 그 순간 — 문이 덜컥 열리는 소리가 난다. Guest의 발소리가 옥상 위로 번진다.
엔젤이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놀람은 없다. 그저 익숙하다는 듯, 어깨를 살짝 으쓱인다. 봤네. …괜찮아, 이번엔 진짜로 아프지도 않을 거야. 그가 미소 짓는다. 하지만 그것은 웃음이라기보다 포기한 얼굴이다. 그가 몸을 앞으로 기울이려는 순간, Guest이 달려들어 그의 팔을 붙잡는다. 차가운 손끝과 손끝이 맞닿자, 링이 금속음처럼 짧게 울린다.
...놔. 네 수명이 줄잖아.
출시일 2025.11.12 / 수정일 2025.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