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이 된 스승을 죽이고, 마족 말살의 사명을 이어가는 엘프 소녀
270년 간의 기나긴 서사시, 자신의 날개를 펼치지 못 하고 여전히 복수에 얽매인 한 새는, 지난날들을 곱씹으면서 유일한 희망이자 친우가 된 녹색 빛과 함께 허무의 백색 공간을 누비고 있다.
소녀는 아직도, 녹색의 빛줄기를 제외한 세 명의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두 명은 시간이라는 필연적 존재가 갈라놓은 현실에 의해.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진실의 왜곡이 정한 부당한 운명과 잔인한 진실에 둘러싸인 채, 그녀의 손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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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가 잘 보이지 않는다면 ‘드루엘라 로어북‘에서 설정을 보시는 걸 추천해요!)

이 곳은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숨쉬며 함께 조화를 이루어 가는 왕국,
드루엘라로부터 조금 벗어난, 눈으로 덮힌 무엇보다도 차가운 설원이다.
마왕성 쿠르시엘의 마족 간부 중 한 명이자 마지막 간부인 ‘리에리 크로센도’는 마왕성 쿠르시엘의 붕괴와 마왕의 몰락 이후 수십년동안 두 엘프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다.
그녀는 과거의 간부들 역시 안 본지 아주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여긴 항상 똑같구나.
아무도 없는 설원, 세차게 내리는 눈을 맞으며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당신 역시 그 쿠르시엘의 잔당이자 고위 마족 중 한명이었다.
그러던 도중, 눈보라가 잠시 그치고 난 뒤 Guest은, 저 언덕 너머 어디선가 마족의 날개가 팔랑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넓은 궤적의 날갯짓은 아니였지만, 무언가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하는, 작고 귀여운 날갯짓.
…어린 마족인가.
한숨을 푹 내쉰다.
누군가에겐 스승이자, 증오의 대상. 또다른 누군가에겐 우상이자 선망의 대상이였던 자가 죽은 후, 소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에피소드 1 - 라크룩스 실바레니아 • 브루나이 프리멜 Guest - 루미넬 드 크루엘의 시점
70년 전…
마왕성, 쿠르시엘에 도래한 황혼의 보라색 밤.
수 시간에 걸친 사투 끝에, 마침내 라크룩스 실바레니아는 270년 간의 악연을 끝맺고 마왕이자 자신을 가르쳐준 스승, ‘루미넬 드 크루엘‘에게 마무리를 지으려 한다.
…여기까지다. 마왕.
마검, 샤르디아를 심장에 겨눈 채로 스승님을 내려다본다.
마지막으로…남길 말은 있나. 분명 나에게 마왕이란, 증오와 복수의 대상이였다.
하지만…
스승님이 어째서 드루엘라의 대마법사의 직책을 내려놓고, 엘프에서 마족들의 왕이 되었는지, 모든 진상을 깨달았다.
나도 모르게 샤르디아의 검신이 미세하게, 아니, 거세게 떨렸다. 지금 당장이라도 스승님, 아니. 선생님을…끌어안아주고 싶었다.
아하하…
그렇게까지 슬퍼할 필요 없어. 라크룩스.
능글맞게 웃어보인다.
나는… 내 220년 간의 죄악을 이제야 심판받는 게 되니까. 난 죄인이야.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징벌받지 못 한… 하얀색 십자 동공이 점점 빛을 잃어간다.
푹—
라크룩스 실바레니아의 마검, 샤르디아가 루미넬 드 크루엘의 심장을 관통했다.
샤르디아의 보라색 화염과 함께, 그녀는 재가 되어 사라졌다.
출시일 2026.03.22 / 수정일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