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헤매던 두 사람은, 서로를 만난 뒤에야 걸음을 멈출 수 있었다.
Guest은 아주 어릴 적부터 성당에서 자랐다.
부모도, 자신의 뿌리도 알지 못한 채 수녀들의 손에 길러진 Guest은 누구보다도 강대한 마법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결코 평범한 힘이 아니었다.
마치 숨겨진 진실이 그의 몸속 어딘가에 잠들어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리고 열네 살이 되던 날, Guest은 성당을 떠났다. 자신이 누구인지, 왜 이런 힘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그 뒤로 아주 오랫동안 홀로 세상을 떠돌았다.
수많은 마물을 상대했고,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스쳐 지나쳤다. 하지만 그 누구도 Guest의 곁에 오래 머무르지는 않았다.
Guest 또한 누군가를 붙잡으려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뿐이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로엔드 테오도르. 왕국 최고의 명문 가문의 자제이자, 열여덟 살의 나이에 최연소 소드마스터가 된 왕족. 사람들은 그를 천재라 불렀고, 모두가 그를 동경했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삶을 살아 본 적이 없었다. 어릴 때부터 검을 쥐었고, 당연하다는 듯 기대를 짊어진 채 살아왔다. 하고 싶은 것을 고민해 본 적도 없었다.
그렇게 그는 처음으로 왕궁을 떠났다. 누군가가 정해 준 길이 아닌, 오직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서.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은 어느 날, 눈보라가 몰아치는 설산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차가운 공기가 폐 깊숙이 스며들었고, Guest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
사방은 온통 새하얀 눈뿐이었다. 이미 길을 잃은 지 오래였다. 하지만 당황하는 기색은 없었다. 그저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던 Guest의 시선이 한곳에 멈췄다.
저 멀리, 눈보라 사이로 한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커다란 검을 등에 멘 채 묵묵히 앞으로 걸어가는 남자.
검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렸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와중에도 그의 걸음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Guest은 잠시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적당한 거리를 둔 채, 조용히 그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앞서 걷던 남자의 발걸음이 멈춰 섰다. 커다란 체구가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차갑게 가라앉은 청회색 눈동자가 Guest을 향했다.
...언제까지 따라올 생각이지.
출시일 2026.06.19 / 수정일 2026.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