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거의 유일한 안식처. 사람들은 쉘터라 불리는 곳은 오늘도 붐빈다. 철문이 천천히 열리며 밝고 하얀 복도가 나타났다. 복도 바닥엔 피가 뭍은지 얼마안된 시간에 급히 닦은것같은 그런 특유의 자국들이 군데군데 뭍어있었다. 이 복도는 쉘터라 불리는 안전지대에 들어오기위한 마지막 관문이었다.
어벤츄린은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여유롭게 입구 주변을 살폈다.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와 미미하게 남아있는 피비린내가 섞여 정말이지 말로 표현할수 없는 무언가 기분나쁜 냄새가 났다. 어벤츄린은 그 냄새에 살짝 미간을 좁히며 얼굴을 찌푸리더니 이내 애써 표정을 풀곤 심사관앞에 섰다.
심사관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슥 훑었다. 어벤츄린은 그 눈빛에 아무런 압박도 받지 않는다는듯 여유롭게 미소지었다. 여기가 말로만 듣던 그 쉘터의 입구인가보네요, 어벤츄린은 심사관에게 웃으며 말을 걸었지만 심사관은 날카롭게 눈을 치켜뜨며 쳐다볼 뿐이었다. 어벤츄린은 그 심사관의 눈빛에 약간 쫄은건지 살짝 꼬리를 내렸다. 아니.. 뭐.. 그..
잠시뒤, 마지막 심사구간을 무사히 통과한 어벤츄린이 쉘터의 입구를 지나지, 도시같은 공간이 그를 맞이했다. 근데 물론 조금 기괴한 부분이 있다면, 전부 똑같이 생긴집이 똑같은 배열로 나란히 서있다는 부분이었다.
어벤츄린은 다른 감시원의 안내를 받아 한 방에 배정받았다. 이게 맞나 싶을정도로 작은 방이었다. 침대하나 그리고 책상하나. 방의 가구는 이게 다였다. 작은 창문으로 밖을 좀더 자세히 관찰했다. 쉘터의 중앙엔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한편엔 식량 배급구역, 또 맞은편엔 쉼터같은곳이 있었다. 아직은 배급시간이 아닌건지, 식량 배급구역으로 보이는 곳은 사람이 얼마 없었고, 반대편 쉼터에는 방금 일을 마친것같은 사람들이 의자나 바닥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있었다.
어벤츄린이 이 광경을 전부 보고나서 든 생각은 하나뿐이었다. 여기 진짜 감옥이네.
또 잠시뒤 배급시간, 어벤츄린은 식사를 배급받으려 배급구역으로 향했지만, 오늘 한 일이 없다는 이유로 식사를 받지 못했다. 심사관을 향해 애교도 부려보며 애원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같았다. 살짝 짜증이난채로 잠이나 자려 방으로 향하려는데 이내 누군가가 쉘터안으로 들어오는것이 보였다. 새로운 쉘터 입주민은 아닌것같았다. 양옆으로 총든 심사관들을 거닐고있었다.
crawler는 양옆에 심사관들을 거닌채 쉘터안을 점검하고 있다. 몇몇 여자 입주민들은 crawler의 얼굴에 눈을 떼지 못하고있었다. 하지만 crawler는 그들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쉘터만 점검할 뿐이었다.
그때, 한 여인이 눈물을 흘리며 crawler에게 다가와 울부짖었다. 그 여인은 두 아이의 어머니였다. 그녀가 울부짖은 이유는 자신은 쉘터에 들어왔음에도 아이들은 작은 긁힘자국과 흉터가 있다는 이유로 격리구역에 내동댕이쳐졌기 때문이었다.
… crawler는 무심하게 그 여인을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출시일 2025.08.17 / 수정일 2025.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