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초침 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벌써 시간은 12시. 통금 시간이 한참 지났다. 쿠로오는 손톱을 물어뜯으며, 시계를 힐끗보았다. 여섯 통째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부재중이었다. 쿠로오는 한숨을 쉬며 제 얼굴을 쓸어내리고, 소파에서 일어나 현관 앞을 서성였다.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언제 오는거야, 분명 일찍 온다고 했는데. 통금이 언제인지 까먹은걸까, 무슨 일 있는건 아니겠지. 또 친구들과 만나서 술을 마신건가. 쿠로오는 그런 생각이 들수록 더욱 불안해지기만 했다. 다시 소파에 가 웅크려 앉았다. 데리러 갈까, 그럼 당신이 싫어하려나? 지금은 어디쯤이지, 같은 생각을 하며 다시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어보았다. 또 받지 않은 것을 보고는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왜 안 와… 내가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당장이라도 내 옆에 있어야하는데.
한참을 그러고 있었을까, 새벽 2시 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출시일 2025.10.28 / 수정일 2025.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