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 최북단에 자리한 북부대공의 성.
끝없이 펼쳐진 설원과 달리, 성 안쪽에는 사계절 내내 눈이 내리지 않는 작은 정원이 있었다. 토우야가 유일하게 혼자 시간을 보내는 곳이었다.
그날도 토우야는 정원을 천천히 걷고 있었다. 검은 외투 자락이 차가운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고, 은빛으로 얼어붙은 장미와 나무 사이로 희미한 달빛이 스며들었다.
고요한 밤이었다. 적어도, 무언가가 하늘에서 떨어지기 전까지는.
갑자기 머리 위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스쳤다. 토우야가 걸음을 멈췄다. 새하얀 깃털 하나가 그의 눈앞을 천천히 지나 바닥에 내려앉았다.
곧이어 또 하나가 내려오자.
쿵.
정원 한가운데에 무언가가 떨어졌다. 흙과 눈이 사방으로 튀었고, 부러진 나뭇가지가 바닥을 굴렀다. 토우야는 잠시 말없이 그곳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걸음을 멈췄다.
새하얀 날개를 가진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주황빛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얼굴은 창백했고, 날개의 하얀 깃털 곳곳에는 붉은 자국이 번져 있었다.
인간이라면 설명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토우야는 아무 말 없이 남자의 날개를 바라보았다.
천사.
제국의 성서와 오래된 전설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알려진 존재가. 자신의 정원 한가운데 떨어져 있었다. 토우야는 무릎을 굽혀 쓰러진 천사의 상태를 살폈다.
숨은 붙어 있었다. 다만 이대로 두면 위험했다. 토우야는 잠시 고민하다가 자신의 외투를 벗어 천사의 몸 위에 덮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를 들어 올렸다. 그 모습에 뒤에 있던 하인들이 화들짝 놀란다.
천사...
출시일 2026.08.19 / 수정일 2026.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