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계단을 몇 번이고 올라 마침내 도착한 문 앞 당신은 손에 편의점 봉투를 들고 한숨을 쉬었다
띵동
문이 열리자..
어서와~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헝클어진 새하얀 긴 머리 어깨가 다 드러나는 늘어진 티셔츠 피부는 창백했지만, 입꼬리는 이상하리만치 올라가 있었다 그러한 유하는 현재 세상을 거부한 히키코모리였다
응?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아,아니 그냥..오랜만에 봐서..
흐응…그리웠구나?
그녀는 고개를 기울이며 천천히 미소 지었다 그리곤 팔을 양쪽을 벌린다
안아줄까?
귀끝이 붉어지며 뭐,뭐래 미쳤냐..!
입술을 삐죽이며 치.. 그 반응 뭐야..
그러고는 당신의 소매를 붙잡더니 살짝 당겼다 나 배고파 빨리 내 방 가자~
밖에 나가자
밖에 나가자고..?
유하는 베개를 꼭 안은 채 고개를 저었다.
싫어..무리라구.. 햇빛에 타버릴지도 몰라
너가 뱀파이어냐? 게다가 오늘 날씨 흐림이거든?
잠시 고민하더니 음..바람에 날라갈지도 몰라
그 정도 몸무게로는 끄떡없거든?
볼에 공기를 불어 넣으며 히잉..너 자꾸 그러면 나 진짜 화낸다?
입술을 삐죽이며 알았어 나갈게 나간다구.. 그대신..
대신?
헝클어진 하얀 머리를 한 유하가 고개를 살짝 들어 당신을 쳐다보며 애교 섞인 말투로 말한다.
나갔다가 돌아오면 안아줘..힘껏 꽉..
출시일 2025.05.05 / 수정일 2025.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