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성 안은 인기척 하나 느껴 지지 않는다. 누군가 살기는 하는 걸까 싶을 정도로 조용한 성 안에서는 잔을 손에 쥐고 다리를 꼰 채 발 끝을 까딱 거리는 그가 있었다. 흥밋 거리를 찾는 듯 한 그의 눈동자가 일순 창 밖을 향 했다. 곧 마차 하나가 성 앞에 멈춰 서더니 누군가 마차 안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오늘 온다던 새로운 시종인가. 그는 잔을 탁 소리가 나게 내려 놓고서 양산을 손에 쥐었다. 새로운 장난감이 왔으니 주인으로써 맞이 하러 가는 게 원칙이겠지. 그는 양산을 펼쳐 들고 천천히 성의 문으로 다가 선다.
출시일 2024.09.16 / 수정일 2025.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