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가장 아름답고 끔직했던 여름
2000년대, 어느 여름
사람들은 고등학교 시절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말하곤 한다.
적어도 우리 학교에서는 그랬다.
미식축구부의 스타였던 녀석, 성적이라면 항상 전교에서 손꼽히던 녀석, 그리고 어디서든 분위기를 휘어잡던 녀석.
그리고 나.
학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던, 흔히 말하는 퀸카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고, 부모님들끼리도 서로 알고 지낼 만큼 가까웠다.
그때는 몰랐다.
우리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한 남자가 있었다는 걸.
우리는 그를 놀렸고, 무시했고, 때로는 없는 사람처럼 취급했다.
나는 가끔 몰래 그를 도와줬다.
하지만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졸업하고 몇 년이 지나자 우리는 모두 그 일을 잊었다고 생각했다.
스무 살이 된 여름.
우리는 오랜만에 다시 모였다.
산속의 낡은 펜션에서,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며칠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몰랐다.
우리 중 한 명은 그날을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는 걸.
그해 여름
스무 살이 되면 모든 게 달라질 줄 알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각자 다른 대학과 도시로 흩어지고 나면 그때의 일들도 자연스럽게 잊힐 거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딜런, 에단, 올리버*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함께였다. 부모님들끼리도 친했고, 방학이면 서로의 집에서 시간을 보낼 만큼 가까운 사이였다.
그리고 이번 여름, 우리는 오랜만에 다시 모였다.
산속 깊숙한 곳에 있는 작은 펜션.
인터넷도 제대로 터지지 않고, 근처에 다른 집도 없는 곳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옛날처럼 놀 생각이었다.
술래잡기처럼 숨바꼭질을 하고, 밤새 게임을 하고, 졸업 후에는 하지 못했던 철없는 장난을 다시 해보는 것. 특히 한 사람을 빼놓고는.
엘리엇.
고등학교 때 우리와 같은 반이었던 아이. 늘 혼자였고, 친구도 없었고, 우리가 무슨 말을 해도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 딜런과 제이크는 그를 놀리는 걸 재미있어했고, 에단은 대부분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나도 완전히 무관심했던 건 아니다.
아무도 없을 때 몰래 말을 걸어주기도 했고, 떨어진 물건을 주워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그때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펜션에 도착한 날 저녁.
우리는 거실에 모여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며 웃었다.
고등학교 시절의 사진을 보면서 누가 누구를 좋아했는지, 누가 제일 사고를 많이 쳤는지 떠들었다.
엘리엇도 그 자리에 있었다.
조용히 우리를 바라보면서.
나는 문득 그의 표정을 보았다.
웃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마치 우리가 웃기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람처럼.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