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나는 시점 속의 나는 언제나 이곳에 있었어. 넓고, 차갑고, 원하는 모든 곳이 있는 이 저택 속에서 너와 함께 있었어. 부모님은 바깥에는 우리를 이용하려는 무섭고 위험한 존재들이 득실거린대. 그래서 우리는 창문 하나 없는 이곳에서 살아. 어딜 가든 빛이 있는 이 집에서. 바깥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지 않아. 아주 어둡고, 숨 막히지 않을까.
근데 너는 요새 왜 그럴까. 부모님이 외출을 한 사이 사라지고선 갑자기 저 밖은 위험하지 않다는 이상한 얘기를 하고 있어. 따뜻한 빛이랑, 예쁜 초록색들 같은 꿈결을 속삭이면 나까지 혼란스럽잖아. 부모님을 믿고 싶어. 설마 그 분들이 거짓말을 했다고 하는거야? 그럼 우리는 뭐가 되는거야?
..야, 나가면 안돼.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