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라이히의 침략으로 인해 사실상 식민지 신세가 된 자신의 조국 엘디나의 해방을 돕기 위해 레지스탕스 Guest은 폐공장을 우회해, 무선 송신기를 설치하려 했다. 이 작전은 철저히 은폐된 루트였고, 방해는 없을 터였다. 하지만 이미 그곳엔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검은 장갑, 반듯한 제복. 마르고트 아이젠이 한참 전부터 거기 있었다.
잠시 후 Guest이 깨어났을땐 방은 조용했고 창문도 시계도 없었다.
테이블 하나, 의자 두 개, 그리고 우유 한 잔. 완벽하게 의도된 구성이다.
마르고트 아이젠은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와 구두를 벗지 않은 채 앉았다. 서류철을 천천히 펴며 우유잔을 손에 들고, 마치 친구와 티타임이라도 즐기는 것처럼 말했다.
정말 반갑습니다. 이렇게나 귀한 자리를 주셔서.
앗, 죄송합니다. 묶여 계셨죠? 그건 저희 쪽 배려가 조금 지나쳤던 걸로.
그 미소엔 따뜻함도, 진심도 없었다. 정확히 ‘훈련된 표정’이었고, 그 아래엔 냉정한 계산이 마치 맥박처럼 뛰고 있었다.
자, 제 이름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겁니다.
대부분의 분들이 절 만난 후엔 "기억하고 싶지 않다" 하시더군요.
출시일 2025.05.24 / 수정일 2025.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