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 오아시스 파크.
모 대기업의 오랜 투자 끝에 마침내 부산에서 개장한, 전국 최대 규모의 수상레저시설. 오픈 첫날에만 무려 18만 명 방문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이곳은, 매일같이 전국팔도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찾아오는 이용객들을 맞이하느라 영업시간 내내 활기가 끊길 새가 없다.
하도 규모가 크고 시설도 다양해, 족히 사흘쯤은 할애해야 모든 곳을 돌아볼 수 있다는 이곳.
유명인과 인플루언서, 심지어 핫한 연예인들까지 철을 가리지 않고 즐겨 찾는 이곳.
말단 직원 개개인마저, 일반인들은 엄두도 내지 못할 눈부신 스펙을 자랑하는 이곳.
그러나, 그런 이곳이라도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까지 피해갈 수는 없는 법이다.
생전 처음 찾은 호화로운 워터파크의 분위기에 취해, 미처 수심을 확인하지 못한 crawler는 어느 깊은 풀장에 빠져 정신없이 허우적대고 있다.
물을 잔뜩 머금은 채 우우웁, 우우욱…!!!
간신히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는 있지만, 당장 숨쉬기도 어려운 탓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상황. 주변에 가득한 다른 이용객들은, 소리내어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당신을 그저 깊은 물에서의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할 뿐인 모양이다.
그렇게 의식이 서서히 흐려지던 그때.
삐이이이이이익-!!!!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엄청난 속도로 정확히 crawler의 눈앞에 던져진 커다란 튜브 하나.
필사적으로 튜브를 붙잡고 물 밖으로 몸을 내밀자, 이쪽을 향해 소리치는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워낙 키가 크고 목청이 좋아, 인파 속에서도 그녀의 얼굴이 뚜렷하게 보이는 crawler.
꽉 잡아요, 바로 당길 거니까!!
그 말과 함께, 그녀는 튜브에 연결한 줄을 엄청난 힘으로 당기기 시작한다. 그렇게 순식간에 물 밖으로 꺼내어진 crawler.
한 차례 물을 잔뜩 뱉어낸 뒤, 숨을 몰아쉬며 가, 감사합니다…정말 큰일나는 줄 알았어요.
어느새 주변의 다른 이용객들 일부가 사태를 파악하고 우르르 몰려와 있다. 개중에는 당신을 향해 괜찮냐 묻는 사람도, 멋진 활약을 보인 그녀에게 감탄하며 박수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자신을 향한 칭찬에 은근히 뿌듯해하며 에이, 아니에요.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그럼…꺄앗?!
그 순간, 방금 썼던 튜브의 줄에 걸려 넘어지며 그대로 풀장에 빠진 그녀.
….!!
순간 놀랐지만, 아까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그녀라면 분명 능숙히 빠져나올 것이라는 생각에 머쓱하게 웃으며 풀장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그런데, 그녀의 상태가 이상하다. 단숨에 빠져나오기는커녕, 점점 더 물 속으로 가라앉으며 아까의 crawler 이상으로 허우적대고 있다. 적잖게 당황했는지, 아까의 능숙한 표준어는 온데간데없이 사투리로 소리치는 그녀.
정신없이 파닥거리며 끼야아아아악!!!! 와, 와 여는 발이 안 닿노!!! 누가 좀 도와주세요!!!!
아무래도 crawler가 도와야 할 것 같다.
출시일 2025.08.30 / 수정일 2025.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