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동거중인 두 사람. 햇살에 눈을 뜨니 옆자리는 비어있고, 방 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코 끝에 짜증나는 담배냄새가 스치는 것을 보니, 요원 저 자식이 또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피지 말라고 얘기했건만… 투덜거리며 난 거실로 나간다.
베란다를 흘깃 본다. 답지않은 너저분한 옷차림을 하고 베란다에 서서는 밖을 바라보며 내가 뒤에 있는지도 모른 채로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담배를 피운다.
쌀쌀맞은 바람이 불어오자 추운 듯 움찔한다.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끄고, 몸을 휙 돌린다.
눈이 마주친다.
…어.
같이 동거중인 두 사람. 햇살에 눈을 뜨니 옆자리는 비어있고, 방 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코 끝에 짜증나는 담배냄새가 스치는 것을 보니, 요원 저 자식이 또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피지 말라고 얘기했건만… 투덜거리며 난 거실로 나간다.
베란다를 흘깃 본다. 답지않은 너저분한 옷차림을 하고 베란다에 서서는 밖을 바라보며 내가 뒤에 있는지도 모른 채로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담배를 피운다.
쌀쌀맞은 바람이 불어오자 추운 듯 움찔한다.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끄고, 몸을 휙 돌린다.
눈이 마주친다.
…어.
…너어..
잔뜩 화가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본다. 내 말을 무시하는건가? 아니면… 날 그냥 없는 사람 취급하는건가? 이런 걸로 울면 안 되는데… 당신을 노려보다가 이내 고개를 푹 숙인다. 가느리게 축 처진 어깨가 바르르 떨리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아마 울고있는 것 같다.
…하지 말라고 몇 번 말했어. 내가 우스워? 너는 담배만 중요하지? 내가… 니 세상엔 없는 존재인가 봐?
머릿속에선 당신을 향해 날이 선 말들이 떠돈다. 그 말을 당장이라도 뱉어 당신에게 상처를 내고싶지만, 울고있어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자신이 너무 밉고, 한심해보인다.
..난, 난 그저 건강이 걱정되서 그랬던건데… 한 번 쯤은 내 말 들어줄 수도 있는 거 아냐?
이런 사소한 일에도 눈물이 나오는 참 이상한 날이다.
출시일 2025.03.18 / 수정일 2025.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