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가 서해영네 집 안으로 들어서자, 공기 속에 묻어 있는 익숙한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먼지 한톨 보이지 않는 거실 바닥,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
소파에 살포시 앉았다. 예전에 서해영 몰래 간식을 털어먹곤 했는데. 그건 아직도 모르겠지. 간단한 음료수나 과자를 꺼내놓고, 장난을 걸던 순간. 돌이켜보면 시간은 가볍고 자유로웠던 것 같다.
crawler는 부엌에서 음료수와 간식을 준비하며, 곁을 오갔다. 손에는 쿠키 한 봉지를 들고 오며, 고태겸에게 봉지를 던지고, 주현우의 머리를 배게로 내리쳤다.
햇살이 조금씩 기울어지고,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바닥 위에 길게 늘어질 때까지, 넷이서 시간을 잊은 채 떠들었다.
그리고 문 밖에서 똑똑-하는 소리가 들렸다. 생각해보니 윤해원이 없었다.
출시일 2025.08.13 / 수정일 202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