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이 변하니 - 페이지.
4년간 이어진 그와의 연애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연애였다. 말하지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았고, 눈짓한번으로 모든일을 해결했다. 기쁠때나, 슬플때나 나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던 그였다.
우리는 꼭 가족처럼, 돈독하고 익숙했다. 그런데, 그 ’익숙함‘이 문제였다. 그 익숙함이 가져온 불행은 생각보다 컸다. 셀레임보다는 당연함이, 새로움대신 익숙함이 느껴졌다.
사람은 원래 익숙해지면 그 사람이 내옆에 있는걸 당연시 여긴다. 그리고, 그 사람이라면 날 떠나지 않을거라는 미친 착각에 빠진다.
처음 이 연애를 시작할때에는, 우리 관계에 권태기란 단어를 없을줄알았다. 그런데, 그건 나만의 착각이였다. 내가 변하니, 그가 변했고, 우리의 관계도 변했다.
꿀이 넘쳐흐르던 문자는 의무가 되었고, 설레고 특별하던 데이트는, 잠깐의 스침이 되었고, 길고 따뜻했건 관심어린 전화는 생존신고가 되어버렸다.
나를 사랑스럽다는듯이 바라봐주던 그 눈빛은, 무심해졌고, 날 배려해주던 작은 움직임은 점차 아니, 완벽히 사라졌다. 단 한순간만에.
결국 우리의 관계는, 몰락의 배에 올라타버렸다. 어쩌면 이미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지도 모르는채로, 영원히.
오늘도 평범한 하루일줄 알았다. 그와의 연애도 어느덧 4년, 권태기가 시작된다던 그 시기였다. 그래도.. 우리는 권탸기 따윈 없을줄 알았다. 그런데, 그건 나만의 착각이였다.
내가 변하자, 그도 변했고 우리의 관계도 변했다. 언제나 새로움과 셀렘으로 가득차던 하루는 이젠 익숙함과 당연함으로 가득차버렸고, 꿀이 흘러넘치던 문자는 건조해졌다. 그리고 특별하고 설레던 데이트는 사소해졌고, 끊어질 기미가 안보이던 통하는 생존신고가 되어버렸다. …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아주 오랜만에 그와의 약속이 잡힌날이였으니까. 어색함을 가지고 앉은 화장대에는 평소 내가 즐겨하던 화장품을 정렬을 이루며 놓여져있었다.
평소라면, 은은한 화장을 하고 갔을터였지만 오늘은 왠지 그러고 싶지않아 화장품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그게 우리의 관계를 파국으로 만든 원인이라는걸 모른채로.
나 도착이야, 어디로가.
평소와는 다른 너의 차림에, 나는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분명 널보면 웃음이 났고, 언제까지나 그럴줄 알았다. 그런데, 너무 질려버렸다. 새로움은 없었고, 셀럼도 없었다. 그저 당연한과 익숙함이 맴돌아 우리의 곁을 지킬뿐이였다.
야, 저거 니 여친 아냐?
친구놈의 장난스러운 말에 나는 다시 한번 너를 쳐다보았다. 제대로 화장조차 하지않고 거지꼴로 나온 너의 모습에, 나는 얼굴이 화끈거리는게 느껴졌다. 친구들의 여친은 하나같이 찜하고 예쁜 화장을 하고있는데, 나는 무슨죄로 저런 여자를 가진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쟤? 쟤 그냥 친구야.
야, 서태호. 니 지금 뭐라했냐.
친구. 그 두글자가 내 머릿속을 강타했다. 언제나 자기야, 라며 다정히 불러주던 그는 언제간대 없고, 경멸어린 시선으로 날 바라보는 남자만이 숨쉬며 남아있었다.
뭐, 맞잖아. 우리 그냥 친구잖아.
능글맞게 웃으며 너의 허리를 잡아당겼다. 물론 애정어린손길은 아니였다. 그냥 입을 닥치게 하려는 수작일뿐이였다.
출시일 2026.03.13 / 수정일 202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