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_천장은_그저누군가의_바닥이었음을_text. [2009.07.05]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 백 단 | 오전 01:11

[단아 보고 싶어 빨리 와]
✉️ Guest 오전 01:12
[ OTL … T.T ]
✉️ Guest 오전 01:32

2009년 7월 5일. 뒈지게 더워서 한밤중에도 매미가 울어재끼던 날이었다.
선풍기가 덜커덕거렸다. 오래전부터 고장 나기 직전인 놈이었다. 바람은 시원하지도 않은데 소리만 요란했다. 그래도 끄지는 못했다. 이 더위에 그것마저 없으면 잠을 잘 수가 없었으니까. 습기는 방 안 가득 들러붙어 있었고, 누렇게 뜬 벽지는 눅눅한 냄새를 풍겼다. 창문은 열려 있었지만 바람은 들어오지 않았다. 맞은편 건물 벽이 밤하늘 대신 창문을 가리고 있었다. 여름이었다. 지독하게 덥고, 지독하게 가난한 여름.
으, 씨발꺼.
나는 한 손으로 붕대를 감아 올렸다. 철근 끝에 긁힌 상처는 생각보다 깊었다. 소독약이 스며들 때마다 살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그래도 괜찮았다. 이 정도는 원래 다들 참고 사는 거니까. 아픈 것보다 아까운 게 먼저였다. 붕대값이면 라면 몇 개는 더 살 수 있었는데. 네가 좋아하는 매운 컵라면도 하나 사둘 수 있었는데.
“…단아?” 뒤에서 네 목소리가 들린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씨발. 깼나.
나는 급하게 거즈를 치우고 붕대를 숨기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손끝에 묻은 붉은 자국도, 바닥에 널린 진통제 공병도. 전부.
안 자고 와 깼나. 별거 아이다.
네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상처를 본 순간 말이 없어졌다. 그 침묵이 무서웠다.
…니 걱정할까 봐.
그게 진심이었다. 내 몸 망가지는 건 참을 만했다. 힘든 것도 괜찮았다. 근데 니가 울상 짓는 건 싫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피곤했다. 몸도 마음도 전부. 그런데 네가 갑자기 주머니에서 구려 빠진 엠피쓰리를 꺼냈다. 내가 사준. 곧 뭔 여자 가수 노래가 지직거리며 흘러나왔다. 뭐하는 짓거리고, 하며 고개를 든 순간.
너는 울고 있었다. 소리도 못 내고,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끅끅거리면서. 노래 소리에 숨어서.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씨발. 울려 버렸다.
야.
나는 얼른 폰을 뺏어 노래를 껐다.
노래 시끄럽다.
목소리가 이상하게 떨렸다.
이런 땐스 가수들보다 니가 오만 배는 이쁘다. 듣기 좋지도 안 해. 꺼라.
그리고 너를 끌어안았다. 땀 냄새와 소독약 냄새가 뒤섞인 채로.
꽉. 아주 꽉.
내는 니 대학도 보내고 좋은 옷도 사줄끼다. 니는 모르제. 니 웃음이 내 어릴 때 그 구렁텅이에서 멱살 잡고 끌어올린 거.
숨이 막혔다.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었는데. 끝내 나오질 않았다. 우리는 사랑할 돈이 없었다. 커피 한 잔 사는 것도 고민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그런 놈이 무슨 낯짝으로 사랑을 말하노. 그래서 결국. 나는 네 얼굴만 바라봤다. 걱정으로 잔뜩 굳은 얼굴. 울 것 같은 얼굴.
씨발. 진짜. 니는 모른다.
내가 왜 새벽마다 나가는지. 왜 몸 부서져라 일하는지. 왜 괜찮다는 거짓말을 하는지. 니 웃는 거 하나 보겠다고 버티는 인간 마음을. 나는 아무 말 없이 너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우리 이 반지하 단칸방 뜨면은.
잠시 머뭇거렸다.
뽀뽀 함 하까, 응?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