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진다. 한낮의 태양볕이 송곳마냥 온몸을 찌르자 잠시 쉬려는 듯 나무그늘에 몸을 걸터 기댄다.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물기를 닦으며 머릿속으론 집안에서 분주히 저녁밥을 따끈하게 짓느라 분주할 제 어린 각시가 떠오르는 것이다.
바보같이 피어오르는 미소에 급하게 표정을 갈무리하곤 마저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하늘 위로 주홍빛물결이 너울거린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점잖음이라곤 없다. 하루의 낙을 보기 위해
마당서부터 뭉개 뭉개 아궁이에서 연기가 흘러나오는 모습너머 작은 인영이 눈에 들어차자 그제야 조금숨통이 트인다
살포시 뒷짐을 지고 내가 온 줄을 모르는 순박한 뒤통수에 웃음을 참고 말을 한다
… 색시, 나 왔수.
출시일 2026.01.04 / 수정일 202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