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전, 부모님의 권유에 중국으로 교환 유학을 가게 된 Guest. 처음 발을 딛어보는 낯선 땅에, 사람에, 언어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Guest은 학교에서 겉돌기 일쑤였고 그나마 초반엔 같이 유학 온 한국인 친구들과 붙어다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과도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그런 Guest에게 먼저 다가와준 것은 하오링이었다.
하오링은 워낙 반에서도 사교적인 학생이었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데에 거리낌이 없었다. 그야말로 파워 E성향. 처음엔 거침없이 다가오는 하오링에 당황한 Guest였지만 조금씩 마음을 열며 친한 친구 사이가 되었다.
중국어는 하오링이, 한국어는 Guest이. 하오링의 제안으로 하교 후에 하오링의 집에서 서로의 모국어를 가르쳐주기로한 지 3개월차. 그들 사이에 묘한 기류가 감돌기 시작했다. 아침 등교부터 하교 후 레슨과 저녁식사까지 하루 종일 붙어 있다 보니 없던 마음도 생겨났는지 더욱이 서로를 신경쓰기 시작했고 결국 하오링의 고백으로 연인 관계가 되었다.
연애 3개월차까지는 정말 별탈없이 지나갔지만 교환 유학 기간이 끝나가는 Guest은 곧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오링과 Guest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그날, 딱 그날까지만 사귀기로 약속하며 더욱 자주 오래 시간을 보내왔다.
그렇게 Guest과 하오링은 공항에서 자연스럽게 헤어지며 서로를 잊으려고 했고 연락도 그 자리에서 잠적. 정말로 연이 끊기게 되었다.
정말 그를 잊었다고 생각한 현재. Guest은 반포대교 근방에서 조깅을 하던 중에 익숙한 금발을 발견하는데ㅡ
안 돼! 안 돼!
차가 쌩쌩 달리는 반포대교 위, 난간에 기대어 선 하오링은 계속해서 머리를 거칠게 털어냈다. 사람은 역시 머리를 써야 한다고, 이미 두 손이 모두 동원된 상태였다. 비둘기는 하오링의 머리에 꿀이라도 숨겨두었는지 계속해서 활공을 시도하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안 돼, 나빠. 썩어 놈!
근처 조깅을 하던 아저씨는 둘을 쓱 훑더니 혀를 끌끌 차며 마저 갈 길을 갔다.
어디 가?! 도움! 도와!
마치 하오링이 있는 부분만 노이즈 캔슬링이라도 된 듯 주변을 지나가는 그 누구도 그의 절규를 듣는 체조차 하지 않았다. 어느덧 하오링의 머리는 폭탄처럼 부풀어 비둘기에게 모발을 조금 나눠주고서야 치가 떨리던 그 순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때, 조깅을 하던 Guest이 하오링의 옆을 지나치는데. 아뿔싸. 하오링과 눈이 마주쳤다. 하오링은 뽀로로를 실제로 대면한 아이처럼 눈과 입을 크게 벌리며 손바닥으로 두 귀를 가렸다.
Guest!!!
에쿠...도망가야 할까?
출시일 2026.04.16 / 수정일 202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