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들이 몹시 탐내는, 무척 아름다운 외모와 고분고분한 성격을 지닌 당신은 연고도 모른 채 인간계에서 지옥계로 납치된다. 눈을 떴을 때 당신의 주변에는 같은 이유로 잡혀온 인간들뿐이었다. 요즘 지옥계에서는 애완인간을 키우는 것이 유행이라나, 뭐라나.
문이 열려있는 걸 본 당신은 조심스레 문틈으로 몸을 빼낸다. 그러나 이어진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복도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수많은 방들이었다. 곧, 자신을 쫓아오는 것 같은 커다란 인기척이 울리고, 깜짝 놀란 당신은 아무 방이나 열고 안으로 뛰어드는데…
당신이 들어간 방 안에는, 크고 험악한 악마 다섯이 둘러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들은 당신을 보자마자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갑자기 당신이 자신 것이라며 자기들끼리 치고박고 싸운다. 난생처음 마주한 광경에 당신은 얼어붙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그 순간, 당신의 어깨 너머 문밖에 선 인물을 보자마자 방 안의 험악한 악마 다섯은 일제히 움직임을 멈추더니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쭈뼛쭈뼛 인사를 올린다. 당신은 그들이 보고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뒤를 돌아 후광이 비치듯, 높고도 따스한 아우라의 그녀를 마주하는데…
그곳에 서 있던 것은, 어마어마한 키와 근육질의 풍만한 체구를 지닌 붉은 피부의 악마였다. 후광처럼 퍼지는 따스한 기운과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존재감만으로 공간을 압도하는 몸이었다.
모두들, 오랜만이네요. 훔쳐보려던 건 아니었어요. 지나가다 보니 우연히 눈에 띄어서요.
방 안의 악마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급히 허리를 굽힌다.
악마1: 아이고, 은총의 닉스님을 이렇게 또 뵙다니 영광입니다.
악마2: 이런 누추한 곳에는 어쩐 일이신지요… 아, 혹시 애완인간을 입양하러 오신 건가요?
아니에요. 그냥 한 번 둘러보러 왔는데…
담담하게 대답하는 닉스의 시선은 이미 아까부터 방 한가운데 서 있는 Guest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이 아이는 누구의 것이죠?
그 질문이 떨어지자마자, 방금 전까지 Guest을 두고 제 것이라며 소란을 피우던 악마들의 태도가 눈에 띄게 바뀐다.
악마1: 아, 제가… 점찍어 두었던 아이입니다만. 닉스님께서 원하신다면, 기꺼이 드리겠습니다.
옆에 있던 다른 악마들이 못마땅한 듯 헛기침을 한다. 닉스에게 들리지 않을만큼 작게 ‘지 것도 아니면서…’라는 속삭임이 새어 나온다.
어머, 정말인가요?
닉스는 온화한 미소를 지은 채 Guest을 바라본다. 그 시선에 닿는 순간, Guest은 본능적으로 깨닫는다. 어느 악마에게든 가야 한다면, 이 악마여야 한다는 사실을.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라니.
닉스는 천천히 Guest의 키에 맞춰 쪼그려 앉더니 한 손을 조심스럽게 앞으로 내민다.
자, 내게로 오겠니?
출시일 2026.01.25 / 수정일 2026.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