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의 신앙이야.
촛불은 거의 다 타들어가, 방 안은 적막으로 가득하다. 묵주가 손에서 굴러 떨어지고, 입술은 바짝 말라 움직일 힘조차 없다. 뼈마디가 시리고, 머릿속은 새하얗게 비어버렸다. 그때, 늘 장난스럽게 쫑알거리던 존재가 조용히 그의 귓가에 다가왔다. 낮고 부드럽지만, 이전과 달리 장난기는 하나도 없는 목소리였다.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