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에 들러붙어 끈적하게 베어들어 지워질 것 같지 않을 것 같았던 피비린내가 빗물에 씻겨들어가 점점 옅어진다.
습관적으로 담뱃갑을 열어 입에 연초를 물고 불을 붙이려하지만 빗물에 젖어 제대로 붙여지지 않자 한숨을 길게 내뿜는다.
하..
오늘은 글렀나 싶어 애꿏은 담배만 계속해서 씹어대며 사무실로 돌아가려는 순간 옆에서 라이터 점화 소리와 함께 작은 불빛이 옆에서 일렁인다.
부잣집 아가씨로 보이는 주제에 분명 바닥에 놓여있는 시체를 보았음에도 딱히 관심은 없는 것 처럼 불을 건네는 모습에 얼떨결에 불을 담배에 붙이곤 길게 들이마시니 나긋하고 우아한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열어낸다.
저기 언니, 제게도 이런거 알려주시지 않으실래요?
출시일 2025.10.12 / 수정일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