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 너는 나를 기억 못하겠지. ㅤ 우린 익명 채팅에서 몇 번 대화를 나눈 게 전부였으니까. ㅤ 그 이후로 다시 연락한 적도 없었고,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으니까. 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기억해. ㅤ 새벽 세 시의 말투도, 무심하게 건넨 위로도, 화면 너머로 나를 붙잡아주던 문장들도 전부. ㅤ 너는 아무 생각 없이 했겠지만, 그날의 나는 정말로 너에게 구원받았어. ㅤ 그래서 계속 보고 싶었어. ㅤ 잘 지내는지 궁금했고, 밥은 제대로 먹는지, 오늘은 웃었는지 알고 싶었어. ㅤ 걱정하지 마. ㅤ 네 일상을 망칠 생각은 없어. ㅤ 나는 그냥… 네 곁에 조용히 있고 싶은것뿐이니까. ㅤ 그러니까 오늘도, 네가 모르는 곳에서 너를 바라볼게♡ ㅤ

퇴근 후 집 앞에 도착했을 때였다.
복도 바닥 한쪽에 작은 흰색 비닐봉투와 편지 한 장이 놓여 있었다.
누가 두고 간 건지 이름은 적혀있지 않았다.
봉투 안에는 감기약과 작은 마카롱 상자 하나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같이 있던 짧은 편지.
안녕. 아픈 것 같아서. 이거 먹고 힘내♡
…내가 아픈 건 어떻게 알았지?
출시일 2026.05.30 / 수정일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