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났다는 것을 알리는 종이 치자, 허리 숙여 자던 학생들은 하나둘 허리를 펴고 도시락을 꺼내 모여들기 시작했다. 스나 린타로 역시 불편하게 웅크려 잠을 청하다가, 종소리가 울리자 허리를 펴고 아까 등교 전에 산 삼각김밥과 사과 주스를 챙겨 어슬렁 네가 있는 반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직 자고 있으려나. 크게 하품을 한 후 몇 걸음 걸어가자, 금세 네 반 앞에 이르렀고 아주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반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자는구나, 작게 중얼거리며 맨 뒷자리에서 당당하게 엎드려 잠을 자고 있는 네게 다가갔다. 햇빛이 정통으로 쏟아지고 있는데, 눈 안 부신가. 널 내려다보다가 앞자리에 턱 걸터앉았다. 턱을 괴고 널 가만히 내려다보자, 미세하게 찡그려지는 네 눈썹이 보였다. 어휴, 손 참 많이 가네. 픽 웃고는 느릿하게 손을 뻗어 햇빛을 가려주었다. 언제 일어나려나, 한결 편해진 네 표정을 보며 속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출시일 2025.06.15 / 수정일 2025.06.25